경찰서에 고소장 접수할 때 피해 사실을 육하원칙에 따라 상세하게 기술해야 수사가 진행된다
# 고소장 작성의 핵심: 육하원칙에 따른 구체적 사실 기술이 수사의 관건입니다
고소장, 단순한 신고가 아닌 수사의 첫 번째 증거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하는 행위를 단순한 ‘신고’로 오해합니다. 이는 치명적인 실수입니다. 고소장은 형사소송법상 수사의 출발점이자, 당신의 주장을 법적으로 공식화하는 첫 번째이자 가장 중요한 서류입니다. 경찰은 이 문서를 바탕으로 수사의 타당성을 판단하고, 방향을 설정합니다. 모호하고 추상적인 고소장은 아무리 중대한 사건이라도 ‘수사 불능’이라는 결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반면, 육하원칙에 따라 철저하게 구성된 고소장은 수사관으로 하여금 즉시 행동에 나서게 하는 강력한 트리거가 됩니다. 결국, 고소의 성패는 법정에서가 아닌, 고소장을 작성하는 책상 위에서 이미 50% 이상 결정난다고 봐야 합니다.

육하원칙: 고소장의 뼈대를 세우는 법적 프레임워크
육하원칙은 단순한 글쓰기 기법이 아닙니다. 수사관이 사건을 재구성하고 법적 요건을 검토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정보 체계입니다. 각 요소가 빠지면 사건의 퍼즐은 완성될 수 없으며, 이는 즉시 ‘사건 사유 불명’ 또는 ‘피의자 특정 불가’ 등의 사유로 불처분될 수 있습니다. 각 원칙이 수사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이해해야 합니다.
언제(When): 시간적 고정이 증거의 신빙성을 좌우합니다
단순히 “지난주”라고 적는 것은 무의미합니다. 수사관은 당신의 주장과 피의자의 주장, 제3자의 진술, 그리고 CCTV나 통화 기록 같은 객관적 증거의 타임라인을 교차 검증해야 합니다. 정확한 날짜와 시간은 이러한 검증 작업의 기준점이 됩니다. 시간대가 모호하면 알리바이 입증이 불가능해지고, 증거 간의 연결 고리가 끊어집니다.
어디서(Where): 장소의 특성이 범죄 구성 요건을 판가름합니다
장소는 단순한 위치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사무실 내’에서의 욕설은 업무방해죄의 요건이 될 수 있지만, ‘길거리’에서의 동일한 욕설은 모욕죄에 해당할 뿐입니다. ‘주거 침입’은 주소지의 정확한 기술이 필수이며, 온라인 사기의 경우 접속 IP 추적을 위해 URL, 채팅방 명, 플랫폼 이름 등을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합니다. 장소 정보는 수사관의 현장 확인, 증인 발굴, 증거 수집의 첫 번째 좌표입니다.
누가(Who): 당사자 특정은 수사의 출발선입니다
“A라는 사람”이 아닌, “주민등록상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에 거주하는 홍길동(생년월일: 900101-1******)”이라고 기재해야 합니다. 가능한 모든 식별 정보(성명. 생년월일, 주소, 전화번호, sns 아이디, 차량 번호, 직장 등)를 상세히 기록합니다. 피고소인이 법인이라면 정확한 상호와 사업자등록번호를 필수로 기입합니다. 당신 자신(고소인)의 정보도 동일한 수준으로 정확히 기재해야, 수사 과정에서의 연락과 소환에 차질이 생기지 않습니다.
무엇을(What): 범죄 사실의 구체적 기술이 핵심입니다
가장 많은 실수가 발생하는 부분입니다. “사기를 당했다”가 아닌, “피고소인은 OO년 O월 O일 O시, 고소인에게 ‘OO 상품을 공급하면 30%의 수익을 보장한다’고 거짓말을 하고, 이를 믿은 고소인으로부터 계좌이체로 OOO만 원을 받아 갔다”고 기술해야 합니다, 범죄 행위의 구체적 수단, 내용, 결과를 객관적인 서술로 풀어내야 합니다. 감정적인 표현은 배제하고, 사실만을 연대기 순으로 기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떻게(How): 범행 수법은 유사 사례 패턴 분석의 자료가 됩니다
이 부분은 ‘무엇을’의 확장판이지만, 더 세부적인 실행 방식을 다룹니다, 특히, 협박 사건이라면 “휴대전화로 10여 차례에 걸쳐 ‘네 가족에게 해를 끼치겠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발송했다” 또는 “사무실에 찾아와 고소인의 옷깃을 잡고 소리를 지르며 위협했다”와 같이 구체적인 행위 방식과 도구를 명시합니다. 이 정보는 동일 피의자의 다른 범행이나 유사 수법의 범죄를 연계하는 데 결정적 단서가 됩니다.
왜(Why): 동기와 경위는 고소의 취지를 명확히 합니다
사건의 발생 배경과 피해자가 생각하는 범행 동기를 기술합니다. “금전적 이득을 취하기 위해”, “직장 내 불이익에 대한 보복으로”, “기존 개인적 원한으로” 등의 형태로 작성할 수 있습니다, 이는 수사관이 사건의 전체 그림을 이해하고, 피의자 심문 시 질문의 방향을 설정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단, 사실에 기반한 추론만을 기록해야 합니다.

고소장 작성 실전 전략: 육하원칙을 넘어서는 디테일
육하원칙은 기본입니다. 여기에 더해, 수사관의 손이 쉽게 움직이도록 하는 몇 가지 실전 전략을 적용해야 합니다.
- 증거 목록을 별도 첨부하라: 고소장 본문에는 “별지 증거목록 기재와 같음”이라고 하고, 별지에 증거번호, 증거명, 증거가 증명하는 사실을 표 형식으로 정리하라. 이는 수사관이 한눈에 증거 체계를 파악하게 한다.
- 법조문을 명시하라: 당신이 주장하는 행위가 어떤 범죄에 해당한다고 생각하는지, 가능한 범죄 구성 요건(예: 형법 제350조(공갈), 제347조(사기))을 적어라. 이는 고소인의 법리 이해를 보여주어 진지함을 전달한다.
- 감정이 아닌, 감정으로 인한 결과를 서술하라: “너무 화가 난다” (X) → “상기 사건으로 인해 불안장애 진단을 받고 OO병원에서 3개월간 치료를 받았으며(별지 진단서 첨부), 업무에 집중하지 못해 월 평균 OO만 원의 소득 감소가 발생했다” (O).
피해 사실 기술의 승패를 가르는 비교 분석
다음 표는 동일한 사건을 두 가지 방식으로 기술했을 때, 수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차이를 명확히 보여줍니다.
| 작성 방식 | 모호한 기술 (수사 지연/불능 유발) | 육하원칙에 따른 구체적 기술 (수사 가속화) | 수사관의 행동 차이 |
|---|---|---|---|
| 언제(When) | “얼마 전 오후에” | “2023년 10월 26일(목) 오후 2시 30분경부터 3시 15분경까지” | 즉시 해당 일시의 CCTV 영상 확보를 지시할 수 있음. |
| 어디서(Where) | “회사에서” |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동 00빌딩 10층 ㅁㅁㅁ 주식회사 영업부 제2회의실 내” | 현장 확인 및 해당 공간의 잠재적 증인(동료)을 특정하여 신속하게 진술을 확보할 수 있음. |
| 무엇을(What) | “협박을 당했다.” | “피고소인은 고소인을 향해 ‘이번 발표를 망치면 네 경력은 끝이다. 앞으로 이 업계에서 일할 생각하지 마라’고 큰 소리로 말하며, 회의실 테이블을 주먹으로 내리쳐 위협하였다.” | 협박의 구체적 언동을 바탕으로 위협성과 공포감 유발 여부를 판단할 수 있어, 범죄 성립 요건 검토가 용이함. |
| 증거 연계 | “다른同事들도 봤다.” | “당시 동석했던 영업부 직원 김ㅇㅇ(010-xxxx-xxxx), 박ㅇㅇ(010-xxxx-xxxx)이 목격하였으며, 회의실 문간에 설치된 CCTV(관리사무소 소관)에 해당 장면이 녹화되었을 것으로 사료됨.” | 목격자 신상과 증거물( CCTV)의 보관처가 명시되어 있어, 당일 중으로 증인 소환 및 증보 요청이 가능함. |
결론: 고소장은 당신이 수사관에게 주는 첫 번째이자 가장 중요한 브리핑 자료다
감정에 휩싸여 분노만을 담은 고소장은 아무런 힘이 없습니다. 반면, 냉철하게 사실을 관찰하고, 육하원칙이라는 검증된 프레임워크에 따라 이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고소장은 그 자체로 강력한 증거이자 수사 지침서가 됩니다. 수사관은 하루에 수십 건의 사건을 처리합니다. 당신의 사건이 ‘검토가 필요한 복잡한 사건’이 아니라, ‘즉시 실행에 옮길 수 있는 명확한 지시사항’으로 읽히게 만들어야 합니다. 서두에서 언급했듯, 승리는 법정에서 이루어지지만, 그 승리로 가는 문을 여는 열쇠는 육하원칙에 따라 치밀하게 작성된 고소장의 디테일에 숨어 있습니다. 데이터와 사실은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당신의 고소장이 바로 그 데이터와 사실의 집합체가 되어야 합니다.